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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쿠칭에서 보내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 엄마의 일상

by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2025. 10. 4.

한국에서 사계절을 보내며 살아온 수십 년의 시간. 그중 겨울은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가 늘 힘들었습니다. 몸이 얼어붙는 듯한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봄과 가을만큼은 참으로 살기 좋은 계절이었지요. 오히려 지금 말레이시아에 와서야, 그 계절의 소중함을 더 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이곳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1년 내내 따뜻한 날씨였습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 속에서 하루 일과가 자연스레 조금 더 일찍 시작되곤 합니다. 아침잠이 많은 저도 이곳에서는 강제로(?) 일찍 하루를 열고 있습니다. 오늘은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국제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엄마의 하루를 조금 기록해보려 합니다.

 

 

 

 

1. 밥, 밥, 밥

한국에서는 아무 음식이나 잘 먹던 아이들이었는데, 이곳에 와서는 향신료의 향이 강한지 현지 음식을 잘 먹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의 집에서 밥을 해먹고 있습니다. 특히 평일에는 도시락을 싸가야 하니 외식할 틈도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7시 30분까지 등교하려면, 제 하루는 새벽 5시 30분부터 시작됩니다. 물 한 모금으로 잠을 깨우고 밥을 지으며 도시락을 준비합니다. 아이들 아침까지 챙겨 먹이고 나서 차로 학교에 데려다주면, 비로소 제게 주어진 짧은 혼자만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2. 운동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남편과 함께 운동을 하러 갑니다. 말레이시아는 인도가 잘 되어 있지 않고, 길거리에 개들도 많아 걷기에 다소 불편합니다. 다행히 집 근처에 열대우림 자연보호구역이자 러닝의 성지인 사마자야 공원이 있어 거의 매일 그곳에서 달리기를 합니다.

한국에서도 러닝이 인기이지만, 이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 공원에서 뛰거나 걷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꾸준히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이 점점 더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사마자야 공원

 

 

3. 장보기

쿠칭에서 살다 보면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거의 매일 장을 봐야 합니다. 한국의 ‘로켓배송’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되지요. 이곳저곳을 다니며 필요한 먹거리를 구입한 뒤, 가끔은 장을 보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과 간식으로 여유를 즐기기도 합니다.

 

 

4. 독서와 공부

분주했던 오전 시간이 지나면 집안일을 대충 마무리하고 드디어 온전히 제 시간을 보냅니다. 책을 읽거나 영어 공부를 하고, 블로그 글을 쓰기도 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갑니다. 이 차분한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5. 아이들과의 저녁

아이들을 하교 시키면서 다시 가족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동안 저녁을 준비하고,  이웃 엄마들과 만나 시간도 보냅니다. 놀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이들과 가족 모두가 함께 저녁 식탁에 모여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6. 마무리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이곳에서의 삶은 늘 여유롭고 감사함으로 채워집니다. 한국에서 분주하고 빠르게 흘러가던 삶과 달리, 이곳의 하루는 마치 절반의 속도로 흘러가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