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김치냉장고에 항상 김치가 가득 차 있었다.
김장김치, 총각김치, 파김치, 겉절이까지 종류가 다양해서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일도 많았다.
가까운 곳에 사시는 시어머님께서 늘 맛있는 김치를 가득 담가 주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후, 음식 준비의 모든 과정이 오롯이 내 몫이 되었다.
식재료를 한 곳에서 다 구할 수도 없고, 사려는 재료가 없는 날도 많다.
가끔은 문득,
“한국에서의 그 편안한 생활을 두고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일 중 하나,
외국에서 김치 담그기 여정을 기록해 본다.

🥬 1. 재료 구입 : 배추는 항상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 말레이시아에서 우리 가족은 오히려 한국보다 김치를 더 자주 먹는다.
그래서 거의 3주에 한 번꼴로 김치를 담근다.
하지만 식재료는 늘 구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이마트에 배추가 없어 3일 동안 매일 가서 확인한 끝에 겨우 여섯 통을 구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천일염 구하기 이다.
한국에서는 흔한 천일염이 이곳에서는 귀하다.
얼마 전 한인마트에서 어렵게 구한 천일염은 간수를 뺀 것이 아닌 탈수 천일염이라
봉지를 여니 나트륨 냄새가 강하게 났다.
버릴 수도 없어 며칠 열어둔 뒤 사용 중이다.
다음엔 현지 식소금을 써볼 생각이다.
다행히 양념은 한국에서 냉동해서 가져온 것이 남아 있어 새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었다.
💦 2. 재료 다듬기와 배추 절이기 : 가장 힘든 과정
우기가 되면 신선한 배추 구하기가 더 어렵다.
이제 우기도 다가오고 며칠 동안 배추를 구하지 못했던 터라
이번엔 조금 작지만 귀한 배추라 더 소중히 다뤘다.
이곳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집에서 음식을 잘 해먹지 않기 때문에
주방이 작고 개수대도 협소하다.
그래서 큰일(?)을 할 때는 욕실에 필터를 새로 갈고 그곳에서 배추를 씻고 절인다.


배추를 씻고 절이는 일만 해도 하루가 다 가지만,
그 과정을 마치면 김치 담그기의 절반은 끝난 셈이다.

🌶 3. 배추 버무리기
한국에서 출국할 때 챙겨온 김장용 양념 세 팩이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냉동해 왔던 이 양념 덕분에 지금까지 김치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양념이 떨어지면 현지 재료로 직접 만들지만
한국에서 어머님이 직접 달여서 만든 젓갈과 각종 한국 재료들이 들어가서 만들어진 양념과는 맛이 확실히 다르다.
소금에 절여 물기를 뺀 배추에 해동된 양념을 넣고 버무리면
뚝딱 김치 한 통이 완성된다.
이렇게 담근 김치는 하나도 버리지 않고 깨끗이 다 먹는다.

🍲 4. 마무리하며
한국에서는 필요한 식재료를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문 앞에 도착하던 편리한 생활을 했었다.
김치는 시어머님이 해주시거나 가끔 사서 먹곤 했다.
하지만 이 낯선 말레이시아에서는
‘살기 위해, 그리고 가족의 입맛을 지키기 위해’
직접 김치를 담그게 되었다.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이면 뚝딱 김치를 담글 수 있게 되었고,
김치찌개나 김치부침개를 해 먹을 때마다 그 수고가 모두 보람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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